고용보험료율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상승해왔습니다. 이렇게 상승한 이유는 시대별로 다르지만 결론적으로는 수급되는 보험료보다 지출되는 보험금이 커져서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올린 것입니다. 이렇게 최근 2022년 9월 고용보험료율이 1.8%까지 올라갔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2023년 실업급여 개편
고용보험료율이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악화를 막을 수 없었던 탓에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에서 60%까지 낮추고, 실업급여 수급 요건은 6개월 이상 근무에서 10개월 이상 근무로 상향시킬 예정입니다.
즉, 근로자로부터 걷어가는 보험료는 늘리고, 실업급여로 지급되는 보험료는 낮추면서 수령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업급여 개편 이유
국가의 대내외적인 상황 이외에도 실업급여를 개편하는 큰 이유가 있는데, 바로 실업급여 보험사기꾼 때문입니다.
우선 고용보험을 가입하면 실직을 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실업급여는 내가 단순히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하게' 직장을 잃고 소득이 없어졌을 때 재취업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돕기 위해 지급되는 돈입니다.
다시 말해,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 중 앞으로 계속 일을 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돈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용보험에 있는 헛점을 이용해 보험사기꾼들이 부당하게 고용보험금을 받고, 이는 재정악화로 이어지며 고용보험료율 인상으로 열심히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실업급여 부정수급
실제로 실업급여 부정수급 적발액은 2017년 317억 원을 달성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데, 적발된 건만 317억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실제 부정수급액은 훨씬 더 큰 수준일 것입니다.
실업급여 부정수급 수법
1) 반복수급자
일부러 6개월만 일하고 퇴사하면서 반복적으로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유형입니다. 일반적으로 커리어가 중요하지 않고 급여가 최저임금에 가까운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방식인데, 그 이유는 실업급여로 받는 돈이 최저임금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실업급여 하한액이 존재하는 OECD 국가 중에서 평균 임금대비 실업급여 하한액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 근로자의 월 실수령액은 181만 원인데, 실업급여 하한액이 오히려 그보다 많은 184만 원입니다.
즉, 최저임금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받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면 10개월 동안 근무하고 1,810만 원을 받지만, 6개월 일한 뒤 퇴사하여 실업급여를 받으면 6개월을 일하고 4개월은 놀면서 1,822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실업급여의 하한액이 높은 탓에 이 헛점을 악용하는 일부 최저임금 근로자들은 일을 계속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손해라는 생각을 하고 악의적으로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6개월만 일하고 퇴사를 반복하는 상황입니다.
2) 악덕사업주
직원들의 월급을 실업급여로 대체하는 악덕사업주로 인해 실업급여가 낭비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200만 원의 급여를 받는 근로자를 다른 사업자로 옮기고 퇴직 처리를 한 다음에 실업급여를 받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러면서 월급으로는 현금 50만 원을 따로 지급하는데,
이렇게 되면 원래 200만 원을 받던 근로자에게 실업급여 180만 원 + 현금 50만 원을 지급하면서 근로자의 급여도 오르고 사업주도 50만 원만 지급하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지급된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을 가입한 모든 근로자들이 내는 돈이기 때문에 결국 고용보험료를 내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부담이 돌아가게 됩니다.
3) 페이퍼컴퍼니
작정하고 사기를 치는 페이퍼컴퍼니 브로커도 있습니다. 브로커가 유령 회사를 만들고 지인들을 모아서 고용보험을 가입시킨 뒤 6개월 간 가짜 급여내역을 만들어서 지인들이 실제로 페이퍼컴퍼니에서 일한 것처럼 꾸미고 6개월 뒤 실직처리하는 식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들이 납부한 고용보험료가 낭비되고 결국 모두의 고용보험료가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실업급여 개편으로 인한 피해자 발생
위와 같은 부정수급으로 인해 재정악화가 발생하면서 실업급여 하한액, 실업급여 수급 조건, 재취업활동 횟수, 재취업활동 인정 범위 등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부정수급자를 줄이기 위해 최소 지급액을 낮추고, 신청 자격을 어렵게 만들면서 실업급여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까지 전보다 실업급여를 받기 까다로워지는 것입니다.
사실 권고사직의 리스크가 거의 없는 직장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은 실업급여를 받을 일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에 대해 신경을 크게 쓰지 않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분들의 경우 12개월 이상 근무했을 때 퇴직금이 나와야 하고, 24개월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애초에 6개월 계약직으로 채용을 하거나 12개월을 넘기기 전 정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한 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기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입니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
고용보험 자체를 완전히 바꾸지 않는 이상 위 문제들을 해결할 만한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근무하던 직원이 스스로 이직을 하거나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겠다고 해도 회사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사직 처리를 해주면 그 증거를 찾아내기 굉장히 힘들기 때문입니다.
즉, 고용노동부가 모니터링을 통해 부정수급자들을 적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의 고용보험료 인하를 위해, 그리고 실업급여를 안전하게 보장받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신고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입니다.
실업급여 부정수급자는 아래 사례에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신고가 가능합니다.
또한 그 신고로 인해 부정수급자가 처벌된다면 부정수급액의 20%를 1년 최대 500만 원까지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고, 사업주가 부정수급에 공모한 경우에는 최대 3,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신고자에 대해 필수적으로 신분 비밀 보장이 되므로, 주변에서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하셔서 포상금도 챙기시고 고용보험료율을 낮추는 것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